안녕하세요. 오늘 2025년 2월 13일 한국시간으로 오전4시 30분, 리버풀과 에버튼의 EPL 15라운드 머지사이드 더비 경기가 있었습니다. 후반 종료 직전, 에버튼의 극적인 동점골로 2대2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머지사이드 더비는 단순한 축구 경기를 넘어 리버풀과 에버튼 두 클럽 사이의 깊은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반영하는 경기입니다. 같은 도시를 연고로 하지만 서로 다른 팬층과 문화를 형성한 두 팀은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역 감정을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을 이어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머지사이드 더비가 어떻게 지역 감정을 형성해 왔는지, 두 클럽의 사회적 배경과 팬들의 열정이 어떤 식으로 표현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머지사이드 더비의 시작과 지역 감정의 형성
머지사이드 더비는 1894년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이 더비의 기원은 리버풀과 에버튼의 분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원래 에버튼은 현재 리버풀 FC의 홈구장인 안필드(Anfield)에서 경기를 치렀지만, 경기장 소유주와의 갈등으로 인해 구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이에 반발한 경기장 소유주 존 홀딩(John Houlding)이 새로운 클럽을 창단했으니, 그것이 바로 리버풀 FC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구단 창설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당시 리버풀 지역은 산업 혁명이 한창 진행 중이었으며, 노동자 계층과 자본가 계층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었습니다. 에버튼은 상대적으로 노동자 계층과 가톨릭 교도들이 많은 지지를 보낸 반면, 리버풀은 중산층과 개신교도들의 지지가 높았습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두 팀 간의 경기는 자연스럽게 지역 내 사회적·경제적 갈등을 반영하는 성격을 띠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종교적, 계층적 차이는 점점 희석되었지만, 두 팀 간의 경쟁심과 지역 감정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리버풀과 에버튼 팬들의 문화와 라이벌 의식
머지사이드 더비는 흔히 "Friendly Derby(우호적인 더비)"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는 가족과 친구 사이에서도 응원하는 팀이 다를 정도로 두 팀의 팬층이 지역 내에서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호적인 더비’라는 표현은 점차 의미를 잃어갔습니다. 1980년대부터 리버풀이 유럽 무대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에버튼 팬들은 상대적인 열등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에버튼이 1984~1987년 동안 두 차례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맞이하자, 리버풀 팬들도 이에 대해 경쟁 의식을 더욱 강하게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1985년 헤이젤 참사 이후, 영국 클럽들이 유럽 대항전에 출전 금지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리버풀 팬들의 난동이 원인이었습니다. 에버튼은 그 당시 최고의 팀 중 하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무대에 설 기회를 잃었고, 이에 대한 원망이 쌓이며 두 팀 사이의 감정이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이후에도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지속적으로 강팀으로 군림하는 동안 에버튼은 점점 중위권/강등권으로 밀려나며 양 팀의 전력 차이가 커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머지사이드 더비는 여전히 에버튼 팬들에게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로 자리 잡고 있으며, 리버풀 팬들에게도 "절대 질 수 없는 경기"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최근 머지사이드 더비에서의 지역 감정과 경기 분위기
최근 몇 년 동안 머지사이드 더비는 더욱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경기장에서의 태클 수, 경고 카드, 퇴장 수 등이 EPL 내 다른 라이벌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축구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경기장 분위기와 팬들의 응원
- 안필드(Anfield, 리버풀의 홈구장) - 리버풀 팬들은 ‘You'll Never Walk Alone’을 합창하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줍니다. - 에버튼을 상대할 때, 홈 팬들은 더욱 강한 응원과 야유로 상대 팀을 압박합니다.
- 구디슨 파크(Goodison Park, 에버튼의 홈구장) - 에버튼 팬들은 리버풀을 상대로 특히 격렬한 응원을 펼칩니다. - 최근 몇 년간 경기에서 리버풀이 강세를 보이자, 팬들의 분노와 실망이 더욱 거세졌습니다.
경기 내 충돌과 신경전
머지사이드 더비에서는 잦은 신경전과 거친 플레이가 벌어집니다. 특히, 2020년 경기에서 에버튼 골키퍼 조던 픽포드가 리버풀의 버질 반 다이크에게 가한 강한 태클로 인해 반 다이크가 시즌 아웃되는 부상을 당한 사건은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리버풀과 에버튼 팬들 간의 감정이 더욱 악화되었으며, 이후 경기에서도 거친 플레이가 이어졌습니다.
감독들의 발언과 미디어 영향
- 예전 위르겐 클롭(리버풀 감독)은 에버튼과의 경기에서 강한 압박 전술을 강조하며, "머지사이드 더비는 단순한 경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합니다.
- 에버튼의 감독들도 항상 "리버풀을 상대로만큼은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더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 영국 언론에서도 머지사이드 더비를 EPL 최고의 라이벌전 중 하나로 선정하며, 경기 전부터 팬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기사들이 쏟아집니다
결론
머지사이드 더비는 단순한 축구 경기가 아니라, 리버풀과 에버튼이 걸어온 역사와 지역 감정을 반영하는 경기입니다. 두 팀은 같은 도시를 연고로 하지만, 서로 다른 배경과 팬 문화를 형성하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우호적인 더비’로 불렸지만, 이제는 양 팀 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 중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매 경기마다 긴장감 넘치는 순간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머지사이드 더비에서는 과연 어느 팀이 지역의 자존심을 지켜낼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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